컴퓨터 가시화가 보편화 되기 전에는 수치해석(numerical analysis)의 결과는 프린터 용지에 숫자 형식으로 찍혀 나왔다. 따라서 물체의 전체적인 거동을 파악하기가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특정 부위에서 물체의 거동값을 파악하기 위해서 방대한 양의 프린터 DATA를 이리 저리 뒤져봐야만 했었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스가 상용 CAE 프로그램의 필수사항이 된 현재에 있어서는 이러한 불편함을 조금도 느낄 수가 없다. 화면상에서 물체의 전체적인 거동을 한 눈에 볼 수 있을뿐더러, 물체 내 임의 위치에서의 거동 값을 프린터로 출력하거나 아니면 화면 상에 마우스로 그 위치를 클릭함으로써 곧바로 거동 값을 확인할 수 있다.
조회라는 것은 용어 그 자체가 의미하듯이 컴퓨터 화면 상에서 물체의 임의 위치를 지정함으로써, 원하는 해석결과 값을 곧 바로 볼 수 있는 특정한 후처리(post-processing) 기능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에는 동적 조회(dynamic query)라는 기능까지 추가 되어 화면 상의 물체 위에 마우스를 이리 저리 이동시키면, 해당 위치에서의 물체의 거동값이 연속적으로 화면상에 나타났다가 사라져 물체의 거동 분석이 매우 편리하게 되었다.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들 중에는 물체의 기하학적 형상, 거동 혹은 재질 등이 반드시 만족해야 하는 구속조건(constraint)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이론적으로 푸는 경우에는 이 구속조건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지만, 유한요소 해석(finite element analysis)과 같은 수치해석(numerical analysis)에서는 정확하게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근사적으로 만족시키는 벌칙기법(penalty method)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구속조건을 정확하게 만족시켜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라그랑지 승수법을 적용하면 가능하다. 이 기법은 라그랑지 승수(Lagrange multiplier)를 구속조건에 대한 미지수로 추가하여 물리적 현상을 수치해석적으로 풀게 된다. 그 결과 행렬방정식의 크기가 증가할뿐더러 해석에 걸리는 시간도 증가하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 기법의 물리적 의미는 라그랑지 승수라는 가상의 힘을 구속조건이라는 물리량에 가하여 이들의 곱을 물체의 내부 에너지에 더하는 것이다. 구속조건을 근사적으로 만족시키는 벌칙기법과는 서로 상반되는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참고로 구속조건의 개수만큼 미지수의 개수도 증가한다.
예를 들어 해석 대상의 물체가 비압축성(incompressibility) 재질이라면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각 유한요소(finite element), 유한요소 내 각 절점(node) 혹은 각 수치 적분점(integration point) 마다 구속조건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미지수의 크기는 엄청나게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벌칙기법에서는 구속조건의 개수와 무관하게 미지수가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구속조건에 따른 미지수 증가가 문제시 되는 경우에 매우 효과적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물체는 정도는 차이는 있을지라도 탄성과 점성(viscosity)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데, 전자는 외부 하중에 대하여 반발하려는 성질을 나타내는 반면 후자는 외부 하중을 흡수하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탄성은 스프링으로 묘사되고 점성은 대시 포트(dash port)로 표현된다. 물체가 지니고 있는 탄성과 점성의 상대적인 크기에 따라 외부 가진(external excitation)에 따른 물체의 진동 특성은 좌우된다. 감쇠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에는 진동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반면, 감쇠가 상대적으로 큰 경우에는 뚜렷한 진동없이 곧바로 정지상태로 복귀하게 된다.
외란을 받았을 때 진동을 나타내느냐 아니면 곧바로 정지상태로 복귀하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감쇠비(damping ratio)가 사용되는데, 이 값이 1인 경우를 임계감쇠(critical damping)로 정의하고 있다. 이 값이 1보다 적은 경우를 과소감쇠(under damping)라고 부르고 1보다 큰 경우를 과대감쇠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기계 구조물들은 감쇠비가 0.1 미만인 과소감쇠를 나타낸다. 과대감쇠는 쇽업소버(shock absorber)라 불리는 완충장치, 사무실의 회전식 도어에 부착되어 있는 완충기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잠수함과 같은 수중체에 있어 항해 중 발생하는 구조진동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고 감쇠재로 코팅(coating)한 구조물 역시 과도감쇠를 나타낸다.
.금속과 같이 외부 하중이 증가하면 변형(deformation)이 현저하게 발생하는 연성재료(ductile material)의 거동은 탄성과 소성으로 특징지어 진다. 외부 하중에 따른 물체 변형률(strain)의 증가에 선형적으로 응력(stress)이 증가하는 탄성영역에서는 물체의 거동을 쉽게 표현할 수 있다. 응력-변형률 선도(stress-strain diagram) 상의 기울기, 즉 영률(Young’s modulus)이라 불리는 탄성계수(elastic modulus)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물체의 거동이 소성영역 내에 있게 되면 단순히 탄성계수만으로는 물체의 거동을 표현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응력-변형률 선도가 더 이상 직선이 아닐뿐더러, 하중부여 및 제거에 따른 변형률 경화(strain hardening) 등에 따라 물체의 거동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변수들과 이들에 의해 표현되는 복잡한 소성모델(plastic model)이 필요로 하게 된다. 간단한 예로 탄성영역에서는 변형에 대한 물체의 강성이 탄성계수로 표현될 수 있지만, 소성영역에서는 탄성계수 이외에 소성계수(plastic modulus), 경화계수(hardening modulus) 등의 추가적인 변수들이 요구된다.
소성모델이란 소성영역에서 물체의 응력-변형률 관계를 표현하는 수학적 표현식으로써, 이 모델을 통해 소성변형을 계산할 수 있을뿐더러 소성과 관련된 각종 계수를 유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소성모델로 선형, 이중선형, 삼중성형, 다중선형(multi-linear) 및 거듭제곱법 모델(power law model)이 소개되어 있다.
.물체의 기하학적 형상과 외부하중 및 구속조건이 동일하더라도 물체를 구성하는 재질이 달라지게 되면 물체의 거동 역시 달라지게 된다. 가장 단순한 예로 유리로 만들어진 물체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형상이 동일한 두 물체를 생각해 보면, 전자의 경우는 변형없이 금이 가거나 깨어지는 반면, 후자는 깨어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고 모양이 현저하게 찌그러지게 된다.
이처럼 동일한 기하학적 형상 그리고 외부하중 및 구속조건에 대하여 재질이 달라지면 그 거동이 변하는 것은 물체를 구성하는 재료의 고유한 성질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재료의 고유의 특성을 역학적으로 표현한 것을 재료 모델이라고 부른다.
재료 모델은 물체 거동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상태변수(state variable)와 이 변수로부터 계산되는 거동값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관계식, 즉 구성방정식(constitutive relation)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후크의 법칙(Hooke’s law)은 구조물의 선형 정적(linear static) 거동에 따른 변형과 응력(stress)의 관계를 나타내는 구성방정식이다. 그리고 탄성의 범위를 초과한 소성변형(plastic deformation)의 경우에는 다양한 유형의 소성모델(plastic model)이 소개되어 있다.
이와 같이 특정한 재질이 외부 하중에 대하여 나타내는 특정한 거동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구성방정식들을 총칭하여 재료모델이라고 부른다. 고무와 같은 초탄성 재료(hyperelastic material)의 변형률-응력 관계식을 나타내는 문리-리브린 모델(Moonley-Rivlin model)도 하나의 재료모델에 해당된다.
.물체의 진동을 억제시키려는 성질인 감쇠(damping)의 한 유형으로 구조물 자체의 재료 특성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금속판에 고무와 같은 재질을 코팅하게 되면 금속판의 진동은 급격히 억제된다. 이 경우, 금속판의 진동이 억제되는 이유는 금속판이 아래 위로 진동하려는 운동에너지가 고무층의 전단 변형률(shear strain)에 의한 히스테리시스 손실(hysteresis loss)로 대부분 소모되기 때문이다.
히스테리시스 손실이란 변형률(strain)에 의해 야기되는 응력(stress)이 변형률에 비해 시간적으로 어느 정도 지연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로써, 구조물뿐만 아니라 전자기 문제를 위시한 많은 자연계 거동에 수반되는 특수한 현상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타이어는 주행 시 변형에 따른 히스테리시스 손실에 의하여 자동차 운동에너지의 일부를 소모시켜 연비를 저하시킨다. 다른 한편, 지진이나 진동에 의한 구조물의 구조안정성 저하나 소음을 방지하기 위한 방진 혹은 방음재는 이러한 구조 감쇠를 유용하게 활용한 예에 해당된다.
이러한 구조감쇠를 수치해석에 반영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첫번째 방법은 실험으로 구한 손실계수(loss factor)와 전단 탄성계수(shear modulus)의 곱을 복소수로 하여 복소 전단 탄성계수를 도입하는 것이고, 두번째 방법은 손실계수를 탄성계수(elastic modulus)에 곱한 값을 복소수로 하여 복소 탄성계수를 도입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전자의 기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구조물이 힘이나 모멘트를 받으면 그 형상이 변함과 동시에 내부에는 저항력인 응력(stress)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물체의 변형(deformation)과 응력은 항상 특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응력은 변형의 정도를 나타내는 변형률(strain)에 물체의 강성을 곱한 값으로 표현되고, 이 관계를 후크의 법칙(Hooke’s law)이라고 부른다. 이 법칙을 구조물의 변형과 응력과의 관계를 구성하는 구성 방정식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구성 방정식은 보존법칙(conservation law)과 더불어 물체 거동에 대한 수학적 표현식을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핵심 요건이다.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은 이러한 구성 방정식을 지니고 있다. 열전달 현상에서는 온도 구배와 열유속(thermal flow)과의 관계를 표현하는 퓨리에 법칙(Fourier law)이 이에 해당되며, 다공질 매질(porous media) 속을 통과하는 유동은 다시의 법칙(Darcy’s law)에 의해 압력과 특정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구성 방정식은 거의 대부분 수많은 과학자들이 자연계 현상을 실험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에서 밝혀내었으며, 현대 과학의 기틀을 마련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한요소해석(finite element analysis)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구성 방정식에는 물체 고유의 성질인 재료 물성치(material property)로 표현되며, 이러한 값들은 실험을 통해 구해진다. 후크의 법칙은 물체의 탄성계수(elastic modulus)와 프와송 비(Poisson’s ratio)에 의해, 그리고 퓨리에 법칙은 열전달 계수(thermal conductivity)로 표현된다.
.하나의 제품을 설계함에 있어 어떠한 재질을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예를 들어, 동력을 전달하는 요소 중의 하나인 기어(gear)를 금속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플라스틱으로 만들 것인가는 구조적인 강도를 위시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의 고려가 필요하다.
제반 제약조건을 만족시키면서 원하는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재질을 찾을 수만 있다면 문제는 간단해 질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품 설계에 있어 이처럼 간단한 그다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최적설계 기법의 적용은 불가피하다. 특히 제품단가나 제품의 무게와 같은 제약조건이 따를 경우, 기존의 재질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재료 최적설계란 주어진 제약조건을 만족시키면서 원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재질을 기법으로, 현존하는 재질 중에서 최적인 재료를 선택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해 새로운 기능성 복합재를 설계하는 것 까지를 포함한다.
형상 최적설계(shape optimization)나 위상 최적설계(topology optimization)와 달리 재료 최적설계에서는 최적의 재료 물성치(material properties)를 찾는 것으로서, 제작이 불가능한 최적안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재료 및 가공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개념의 신 소재가 날로 소개되고 있어, 재료 최적설계의 한계는 점차 극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정한 거리에 높이가 다른 두 개의 성냥개비를 수직으로 세운 뒤 성냥개비 끝 단을 실로 팽팽하게 연결하면 실은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직선 형태가 된다. 하지만 높이가 앞의 두 성냥개비와 다른 성냥개비 하나를 가운데에 추가로 설치한 후, 세 개의 성냥개비 끝 단을 실로 팽팽하게 연결하면 실은 성냥개비와 성냥개비 사이에서 기울기가 다른 비스듬한 연속적인 직선 형태가 된다. 이렇게 두 성냥개비 사이에 계속해서 높이가 서로 다른 성냥개비들을 추가하게 되면 실의 형태는 성냥개비 구간별로 기울기가 다른 보다 많은 직선들로 구성된다.
여기서 설치되어 있는 실의 모양이 양 끝에 설치된 성냥개비 사이의 실의 변형(deformation) 분포를 나타낸다고 가정하면, 성냥개비 사이 각 지점에서 실의 높이는 그 지점에서의 실의 변형 값에 해당된다. 한편 각 성냥개비의 높이를 바꾸면 실의 높이도 바뀌게 되어 변형분포도 달라질 것이다. 더욱이 성냥개비의 개수를 증가시키면 보다 복잡한 변형분포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인접한 두 성냥개비의 사이의 영역이 유한요소 해석(finite element analysis)에 있어서 유한요소(finite element)에 해당되고, 그 간격이 요소망(mesh)의 크기, 즉 격자 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격자 크기를 줄인다는 말은 유한요소의 개수를 증가시킨다는 뜻이다. 그리고 앞서 예시한 것과 같이 격자 크기를 줄이면 보다 복잡한 변형분포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유한요소 해석결과의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참고로, 유한요소 해석의 정확성과 직결되는 다른 두 인자는 요소 차수(element order)와 시간 간격(time step)의 크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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