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얇은 부재로 만들어진 물체가 외부로부터 압축력을 받아 갑작스러운 횡방향 변형(deformation)을 일으켜 구조적 안정성을 상실하는 거동을 좌굴(buckling)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좌굴이 발생하였을 때 물체의 변형된 형상을 좌굴모드라고 정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느다란 금속 봉에 축 방향으로 압축력을 가하면 어느 크기 이상의 압축하중이 가해졌을 때 갑자기 싸인파(sine wave) 형상의 횡방향 변형을 나타낸다. 이러한 사인파 형태의 변형이 가느다란 금속 봉의 좌굴모드 중의 하나이다.
한 물체에 있어 좌굴모드는 한 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작용하는 압축력의 크기와 물체를 구속하는 경계조건(boundary condition)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가 된다. 위에서 예를 든 가느다란 금속 봉의 경우에 있어 압축력의 크기 그리고 금속봉의 끝 단 구속조건에 따라 사인파 형상의 파장이 달라지게 된다.
좌굴모드는 모드해석(modal analysis)에서 구하게 되는 고유모드(natural mode)와 그 형상과 특성이 동일하다. 다시 말해 물체에 가하는 압축력을 서서히 증가시키면 변형되기 쉬운 순서로 좌굴모드 형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좌굴모드는 모드해석을 통해서도 그 형상을 파악할 수 있다.
모드해석에서는 고유모드와 고유진동수(natural frequency)를 구하는 반면, 좌굴해석에서는 좌굴모드뿐만 아니라 해당 좌굴모드를 발생시키는 압축력의 크기, 즉 임계하중(critical load)을 계산한다는 차이가 있다. 좌굴모드의 파악은 구조물 설계에 있어서 압축력에 대한 구조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가느다란 기둥을 축 방향으로 누르거나 얇은 판을 판과 평행한 방향으로 압축하면, 하중이 어느 크기에 도달하는 순간 갑자기 판이 횡 방향으로 과도하게 휘어지는 축방향 변위(lateral displacement)가 발생한다. 물체의 이러한 거동을 좌굴 혹은 붕괴라고 정의하며 구조물의 안전성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야기시킨다.
좌굴이 발생하기 전까지 물체는 정적인 평형상태를 유지하지만, 일단 좌굴이 발생하면 평형상태가 깨어지고 횡 방향으로 큰 변형(deformation)이 발생하여 외부 하중을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좌굴은 비단 가느다란 기둥이나 얇은 판의 휨 좌굴(flexural buckling)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물체의 국부 영역에 지역적으로 발생하는 국부 좌굴(local buckling), 전단력에 의하여 야기되는 전단 좌굴(shear buckling) 그리고 비틀림에 의해 발생하는 비틀림 좌굴(torsion buckling) 등이 있다.
한편 좌굴에 의한 물체의 변형이 구조물이 이루는 평면 내에 있느냐 아니면 바깥에 있느냐에 따라 면내 좌굴(in-plane buckling) 그리고 면외 좌굴(out of plane buckling)로 구분하기도 한다. 좌굴은 거의 대부분 물체의 형상이나 하중 조건의 불완전성(imperfection)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기둥의 단면 중심에 정확히 축 방향으로 집중 압축력을 가한다고 생각하자. 이론적으로는 측면 방향으로 휨을 발생시킬 하중이나 모멘트 성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좌굴이 발생하면 안 된다.
하지만 실제 기둥은 정확히 원형 단면이 아닐 뿐더러 압축력이 작용하는 지점도 정확히 축의 중심에 위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하학적인 불완전성과 축 중심에서 어느 정도 편심된 위치에 압축력이 작용함에 따른 불완전함에 따라 횡 방향으로의 변위가 발생하게 된다.
좌굴은 물체의 가느다란 정도를 나타내는 형상 종횡비(aspect ratio)가 클수록 보다 쉽게 발생한다. 다시 말해 길이가 긴 기둥이 짧은 기둥에 비해 좌굴이 보다 쉽게 발생한다. 그리고 좌굴은 동일한 재질, 형상 및 하중조건에서도 물체를 구속하는 경계조건(boundary condition)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좌굴을 일으키는 하중의 크기를 임계하중(critical load)이라 부르고, 좌굴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수로 좌굴 하중계수(buckling load factor, BLF)가 주로 사용된다. > 좌굴 더 자세히 보기🔎
얇고 가느다란 부재로 구성되어 있는 구조물의 압축에 대한 강도는 구성 재료 그 자체의 압축강도보다는 좌굴(buckling)에 대한 저항력에 의해 좌우된다. 왜냐하면 구조물을 구성하는 부재 그 자체는 압축강도가 충분할지라도 구조물이 좌굴에 의해 횡 방향으로 변형을 일으키면 압축력에 대한 구조물 전체의 구조적 안전성은 상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압축을 받는 구조물의 경우 좌굴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압축력을 받는 구조물의 좌굴에 대한 강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좌굴 하중계수가 사용되고 있다. 이 계수는 좌굴을 일으키는 임계하중(critical load)을 실제 물체에 가해지는 압축력으로 나눈 상대적인 비율로 정의되며, 물체 면적 관성모멘트(area moment of inertia)의 유효길이(effective length) 제곱에 대한 상대비로 표현된다.
좌굴 하중계수가 크다는 것은 그 만큼 물체가 좌굴에 대해 안전함을 나타낸다. 따라서 물체의 길이가 짧을수록 그리고 물체의 단면이 통통할수록 좌굴에 강하다. 또한, 좌굴 하중계수를 알고 있다면 이 계수에 압축력을 곱함으로써 해당 물체가 좌굴을 일으키게 되는 임계하중을 계산할 수 있다.
.임계 값은 어떠한 현상을 유발시키는 바로 그 시점에서의 크기로서, 그 현상이 발생할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정적 하중을 받는 구조물의 경우에는 구조 안전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좌굴(buckling)의 발생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임계하중이 사용되며, 동적 운동상태에 있는 물체의 경우에는 동적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공진(resonance) 발생의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임계속도(critical speed)가 사용된다.
정적인 하중을 받고 있는 구조물에 있어서 임계하중은 좌굴이라는 붕괴를 발생시키는 압축하중의 크기를 나타낸다. 임계하중은 물체의 형상 종횡비(aspect ratio)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형상 종횡비가 클수록 임계하중은 낮아진다. 이러한 결과는 동일한 재질과 단면치수를 가진 금속봉을 축 방향으로 압축하중을 가해 좌굴시킬 때 길이가 길수록 보다 낮은 하중에서 좌굴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길이가 짧을수록 그리고 물체의 단면이 통통할수록 임계하중은 증가한다. 음료수 캔의 경우를 상상해 보면, 캔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찌그러뜨리기가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하학적 형상과 재질이 동일할지라도 물체를 구속하는 경계조건(boundary condition)에 따라서도 임계하중은 달라진다. 위에서 예를 든 금속봉의 경우 양 끝 단을 손으로 단단히 감싸고 누르는 경우가 단순히 손바닥을 대고 누르는 경우보다 임계하중이 훨씬 높다. 구조물의 구조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임계하중은 가능한 한 높은 값을 가지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반구 형상을 지닌 얇은 금속판의 윗 면을 수직으로 세게 누르면 딸깍하는 소리와 더불어 볼록하던 금속판의 윗 면이 순식간에 오목하게 아래로 접히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스냅-스루라고 하며 좌굴(buckling)의 특수한 경우이다. 이러한 현상은 금속판의 윗 면에 가하는 힘이 일정한 크기 이상이 되어야 발생하고, 이 값보다 작은 경우에는 발생하지 않는다.
스냅-스루 현상을 일으키는 하중을 임계하중(critical load)이라고 부르고, 금속판의 재질, 형상, 두께 그리고 금속판 가장자리의 구속조건(constraint)에 따라 임계하중의 크기가 달라진다. 스냅-스루 현상은 아치(arch) 혹은 구 형상의 압전 적층판(piezoelectric composite) 혹은 트러스(truss) 구조물 등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특수한 좌굴이 발생하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구조물의 안정성을 상실하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특정한 기능을 담당하는 부재가 구조적으로 그 기능을 상실하는 것을 넓은 의미에서 구조적인 파괴(failure)라고 정의하고 있다. 구조적인 파괴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다. 대표적인 요인을 열거하면 균열(crack), 항복(yielding)에 의한 소성변형(plastic deformation), 좌굴(buckling), 공진(resonance), 피로(fatigue), 크리프(creep) 등이다. 각각의 요인이 개별적으로 구조적 파괴를 일으키기 보다는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파괴를 야기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균열이 발생하면 균열의 끝 단 부위에는 소성변형이 수반되며 이러한 균열이 반복적인 하중을 받게 되면 피로파괴(fatigue failure)를 수반하게 된다. 특히 공진에 따른 파괴는 엄청난 구조적, 인명적 그리고 재정적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동하중을 받는 구조물의 설계에 있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공진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에는 구조물의 고유주파수(natural frequency)를 변화시키는 것에서부터 능동형 진동 댐퍼(adaptive vibration damper)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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