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나 산업 현장에서나, 유동 문제의 상당수는 서로 섞이지 않는 두 가지 이상의 유체가 한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여러 유체가 함께 있는 흐름을 다상 유동(Multiphase Flow, '상(相)이 여럿'이라는 뜻)이라고 부릅니다. 그중에서도 물과 공기처럼 밀도 차이가 큰 두 유체가 뚜렷한 경계선을 이루고, 그 경계선이 시간에 따라 자유롭게 모양을 바꾸는 경우를 자유수면 유동(Free Surface Flow)이라고 합니다. 댐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배 주변에 이는 파도, 연료 탱크 안에서 출렁이는 액체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일반적인 단산(Single-Phase, 유체가 하나뿐인) CFD 해석은 유체로 꽉 찬 고정된 공간만 계산하면 됩니다. 반면 다상 유동 해석은 '두 유체 사이의 경계선이 어디에 있는가' 자체를 매번 새로 계산해야 한다는 점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유체로 찬 영역과 비어 있는 영역이 함께 존재하고, 그 경계의 위치가 매시간 단계마다 다시 정해집니다. 이 백서는 이 경계를 계산하는 핵심 기법인 VOF와 Level Set을 중심으로, 다상 유동 해석의 이론적 기초를 설명합니다.
'다상 유동'이라는 말은 사실 기포나 액적처럼 한 유체가 다른 유체 속에 작은 알갱이 형태로 흩어져 있는 경우(분산상, Dispersed Phase)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이 백서에서 다루는 VOF와 Level Set은 '계면 포착(Interface Capturing)' 기법으로, 쉽게 말해 요소망으로 경계면의 모양을 직접 그려낼 수 있는 경우에만 쓸 수 있습니다. 자유수면처럼 경계면이 뚜렷하거나, 기포·액적이 요소망보다 충분히 커서 형태가 잘 보이는 경우가 여기 해당합니다.
반대로 요소망보다 작아서 모양 자체를 표현할 수 없는 미세한 기포·액적은 이 백서의 방법으로 다룰 수 없습니다. 이런 미세 분산상이 흘러가는 방식이나, 상(phase)과 상 사이에 작용하는 항력(Interphase Drag)·양력(Lift) 같은 힘을 계산하려면 계면 포착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예: Euler-Euler 이유체 모델)이 필요하며, 이는 이 백서의 범위 밖입니다.
참고로 midas NFX CFD 자체는 이런 미세 분산상 문제를 파티클 해석(Particle Analysis, 유체-입자 간 단방향·양방향 연계해석) 기능으로 별도 지원하며, 이는 이 백서에서 다루는 계면 포착 기법과는 구분되는 기능입니다.
서로 다른 유체가 함께 존재하는 다상 유동을 컴퓨터로 정밀하게 재현하는 능력은 수력 구조물, 해양 공학, 선박, 자동차 세정 장치, 반도체 습식 공정 등 여러 산업에서 설계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그중에서도 자유수면(물과 공기의 경계면) 형상을 추적하는 해석이 가장 널리 쓰입니다.
수공학 및 해양 구조물: 댐에서 물을 방류할 때 수면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항만 방파제에 파도가 부딪힐 때 얼마나 큰 하중이 걸리는지, 침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두 자유수면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해야만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선박 및 해양 플랫폼: 배가 지나갈 때 만드는 파도로 인한 저항(조파 저항, Wave Making Resistance)이나, 탱크 안에서 액체가 출렁이는 현상(슬로싱, Sloshing)은 모두 자유수면이 시시각각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계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슬로싱으로 생기는 하중은 LNG 탱크의 구조 안전성을 결정하는 핵심 설계 요소입니다.
이 백서는 Midas NFX CFD로 다상 유동을 해석할 때 필요한 이론적 배경과 계산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다상 유동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적 기법인 VOF와, 그중 자유수면 해석에 특화된 Level Set, Wave Elevation 기법을 구분해서 다루며, 다상 유동 해석을 처음 접하는 엔지니어도 핵심 이론을 이해하고 믿을 수 있는 해석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 다상 유동(Multiphase Flow)이 무엇인지, 그리고 연속상·분산상이라는 두 가지 상(相)의 개념을 이해합니다.
⇒ VOF(Volume of Fluid)가 다상 유동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적 기법이라면, Level Set과 Wave Elevation은 자유수면 해석에 특화된 기법이라는 차이를 이해합니다.
⇒ Level Set 기법의 수학적 원리와, 계산 중 경계면이 뭉개지는 현상(수치 확산)을 억제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 CFL 조건(Courant-Friedrichs-Lewy Condition)으로 시간 간격을 얼마나 작게 잡아야 안정적인지 이해합니다.
⇒ 자유수면 해석에서 중력, 개방 경계, 벽 경계, 초기 수면을 각각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물리적 의미와 함께 파악합니다.
다상 유동 해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유체 사이의 경계면을 컴퓨터가 어떻게 정의하고 추적하는가'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다상 유동이 무엇인지부터 짚어보고, 다상 유동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적 계산 기법인 VOF의 수학적 원리까지 살펴봅니다. 자유수면 해석에 특화된 Level Set과 Wave Elevation 기법은 다음장에서 이어서 다룰 예정입니다.
다상 유동은 서로 섞이지 않는 두 가지 이상의 유체(상, Phase)가 함께 존재하는 문제입니다. 유체가 하나뿐인 단상 해석은 그 하나의 유체만 계산하면 되지만, 다상 해석은 여기에 더해 '각 유체가 공간을 얼마나 차지하는지'와 '그 경계가 어디인지'까지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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